2024.05.20(월)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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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상수원 지역인 동복댐 건설로 인해, 지난 1985년 예고도 없이 물이 차버린 노루목마을, 학당마을, 보산마을, 남산마을 등 4개 마을 주민들은 짐도 챙겨 나오지도 못하고 키우던 소, 돼지, 염소 까지 그대로 둔채 몸만 피신해야 했었다.
땅값이라고 해도 겨우 몇푼 손에 쥔채 타향살이를 시작한 동복 실향민들은 타향에서 7,8남매를 먹여 살리느라 모진 고생을 하며 살아왔다.
피눈물 나는 설움을 딛고 일어선 동복 실향민들이 고향을 두고 광주, 담양, 창평에서 겨우 겨우 자리를 잡고 살아가면서 고향을 못잊어 실향민들끼리 38년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매주 첫째주 일요일에 만나 고향 잃은 설움을 달래고 끈끈한 정을 이어 오고 있다.
이제는 부모님들이 작고하시거나 모두 고령이 되신 까닭에, 한명, 두명 자식들이 대물림을 받아 노루목적벽회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웃사촌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말처럼, 동복 실향민 모임인 '노루목적벽회'는, 정말 피를 나눈 형제처럼 정겨움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적벽 안에 묘소를 두고 있는 실향민 들은 명절때 마다 배를 타고 들어가 벌초를 하고 성묘를 하고 다시 배를 타고 나오기를 반복해 왔다.
91세의 고령인 전 경제기획부에서 근무하신 창강 정채호 선생은, "서울의 식수원인 한강에도 유람선도 지나 다녀도 서울 사람들이 다 먹는데, 광주시 상수원이다고 유독 우리 화순에만 적벽도 못들어 가게 했던 것과 개발행위 금지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지금부터라도 화순발전을 위해 개발행위도 조금씩은 이루어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벽 망향동산이 생기기 전에는, 전망대 아래 망미정만 있었는데, 망미정은 이조시대때 건립된 정자로, 1985년 수몰되기 전 전망대 바로 아래로 이전 하신 분이 바로 정채호 어르신이다.
그 시절, 망미정 주변을 강만섭 부회장은, 4년동안 혼자 애초기를 들고 그 넓은 곳의 무성한 잡초들을 벌초를 했던 기억을 꺼내면서, 작년 11월 말 조막샘과 학당 땅굴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고향의 또다른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 찬 모습이었다.
노루목적벽회 총무이기도 한 강만섭 동복이주민협회 부회장은, "더이상 기억이 희미해 지기 전에, 수몰민들의 애절한 사연 및 수몰전 마을들 사진, 이서교, 이서남교, 북면남교 등의 사진 및 기록 들을 엮어 더이상, 더많은 어르신들이 작고 하시기 전에 그 기억들을 꺼내어 수몰지구 역사를 책으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강 부회장은, "우리 조상들이 노루목 마을에서 400년을 살아 왔다"고 말하면서, "그 분들의 묘소는 적벽 안에 있는데, 우리는 죽으면 마을에 묻히도 못하는 신세다"면서,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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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중앙신문 박하은 대표 hwasuncenter70@daum.net
